공공디자인에 관한 한겨레 신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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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부터 화장실까지…‘도시 전체가 예술’
통영 달동네 ‘예술거리’ 변신…부산선 간판정리
지자체, 조례제정 통해 앞다퉈 공공디자인 도입
한겨레 박주희 기자
» 한옥 누각이 있는 전주 남천교 조감도(왼쪽)와 난립한 간판을 정리하고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블록을 새로 까는 등 단장을 한 부산 중구 광복로 일대의 모습(오른쪽).
상가와 차들로 꽉 막힌 도심에 실개천이 흐르고, 보도블럭 대신 알록달록 아트타일이 깔렸다. 볼품없던 무채색 도시들이 앞다퉈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어느 도시 할 것 없이 새단장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끌어들인 점이 눈에 띈다. 새해에도 공공디자인으로 도시를 바꾸려는 계획이 전국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공공디자인은 다리와 고가차도, 지하도의 지상부분, 육교, 관광안내소, 공중화장실, 공중전화 부스와 거리 판매대까지 모두 변신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부 지자체들은 도시 공공디자인을 체계적으로 해나가려고 이를 뒷받침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 달동네 골목이 예술의 거리로=경남 통영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동피랑 200여m 골목이 ‘색과 그림이 있는 예술의 거리’로 새로 태어났다. “길을 걷다보면 발에 걸리는 것이 예술가”라는 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중앙간선도로를 확·포장하면서 중앙동 도로 400여m 양쪽에 통영 출신 전혁림, 김형근 화백의 작품이 새겨진 아트타일을 보도블록 대신 깔았다. 버스 승강장에는 전혁림, 김형근 화백과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전신 사진을 프린팅했고, 자투리 공간에는 소설가 박경리씨와 시인 김상옥씨의 작품비를 세웠다. 맨홀 뚜껑에는 한산대첩과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거북선을 새겨넣었다. 지난해 5월에는 통영대교 맞은편 가파른 벽면에 전혁림 화백의 작품 ‘풍어제’를 272만개 타일을 이용해 모자이크 형식으로 만든 가로 30m, 세로 9m 크기의 벽화로 재현했다. 옛 동피랑을 기억하는 이들은 놀라운 변신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8월 중심상권인 포항역~육거리 사이에 너비 11m, 길이 657m 짜리의 실개천 공사를 끝내고 물맞이를 했다. 여름에는 좁은 물길에서 발을 담그고 장난을 치는 아이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주말에는 실개천 주변에서 음악회도 열린다.

■ 간판 난립 NO, 디자인 살려 깔끔하게=부산시 중구 광복로 일대는 몰라보게 깔끔해 졌다. 업소 하나에 평균 3~4개씩 달려있던 간판이 890여개로 줄어든데다 보도와 차도, 가로등, 가로수까지 통일된 이미지로 바꿨으니 그럴만도 하다. 거리의 얼굴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려고 디자인 국제공모를 열고, 주민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 올 2월까지 예정된 거리 경관 개선사업에 시·구비를 합해 87억원이 든다. 덕분에 지난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다른 지자체들도 광복동 거리를 본보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부산시는 보다 체계적으로 도시디자인을 해나가려고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해 둔 상태다.

충북 청주시는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옛 도심 상당구 북문로 일대에 공공 디자인으로 새옷을 입혔다.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9억여원을 들여 옛 수아사~중앙극장까지 220m에 패션·청소년·문화 공간이 들어선 차없는 거리를 만들었다. 이 일대 상점 119곳의 간판을 크기, 색, 모양 등이 일정한 ‘유럽형 깔끔 간판’으로 바꿨다. 상당구청 건축과 정순환씨는 “차없는 거리를 만들고 간판을 정비하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등 생기가 돌고 있다”며 “깔끔 간판은 이웃 흥덕구청에서도 배워 시범 설치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야심찬 공공디자인 계획= 대구의 대표적 도심인 동성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가 동성로 이미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묻자, 응답자의 40% 정도가 이미지 색을 ‘회색’이라고 꼽았다. 시는 동성로의 이미지를 회색→녹색으로 바꾸는 데 힘을 쓰고 있다. 다른 도시와 차별화해 옛 대구 읍성길을 되살리고, 큰 길 뿐만 아니라 동성로와 이어지는 골목까지 공공디자인을 입히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시는 공공디자인 조례를 공포하고, 전문가 20명이 참여해 공공시설물의 외관과 색상 등을 사전에 심의하는 공공디자인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2012년까지 680억원을 들여 광주 옛 도심에 세워질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부근 금남로, 충장로 등지에 숲이 우거진 보도를 만들고 전선을 땅속에 묻는 계획은 규모와 내용에서 눈길을 끈다. 또 도로·버스·택시·학교·교회 등지의 안내판과 표지판을 30% 이상 줄이고, 장애인 콜택시 80대와 공용 쓰레기통 554개의 디지인을 통일해 도시 인상을 바꾼다.

이상배 건축미관 담당은 “금남로·광주천 등 특정 장소의 미관을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의 인상을 바꿀 수 있게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by UrbanArch | 2008/01/21 20:02 | Projects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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