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시 재생관련 신문기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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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되살아난다] [下]

 “투자도 개발도 도쿄에 집중” 국가전략 U턴
 
 
 

3월 도쿄 롯폰기에 문을 여는 도쿄 최대 복합시설 ‘미드타운’. 건설사인 미쓰이(三井)부동산은 2002년 ‘도시재생(都市再生)본부’에 “문화재 조사 때문에 사업이 너무 느리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미드타운이 건설되는 땅이 에도(江戶)시대 영주(領主) 가문인 모리가(毛利家) 저택이 있는 곳이라 각종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불평 접수후 문화재 조사는 곧 끝났고, 미쓰이는 공사기간을 1년 단축했다. 공기(工期) 단축으로 미쓰이가 얻은 추가 이익은 임대료 등 300억엔(약 2400억원) 이상이다.



‘미드타운’이 토지 낙찰에서 준공까지 걸린 시간은 5년. 2003년 준공된 비슷한 규모의 ‘롯폰기힐스’는 무려 17년이 걸렸다. 왜 차이가 나는 것일까. 결정적인 원인은 ‘롯폰기힐스’는 일본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을 지상 과제로 삼았던 1980년대에 사업이 시작됐고, ‘미드타운’은 도쿄 일극집중(一極集中) 시대에 건설됐다는 점이다.

미드타운 건설과정에서 수호천사 역할을 한 것은 2001년 일본 정부가 ‘도시 재생’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정부 내에 설치한 ‘도시재생본부’였다. 현재 본부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다른 본부원들도 몽땅 장관들이 차지한다. 창설 당시 위원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였다. 거품경제 붕괴 후 10년동안 잠자던 거대도시 도쿄를 살리려고 정부 각료 전체가 매달린 것이다.

이정표는 2002년. 일본 정부는 40여년 간 도쿄, 오사카 등 수도권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공업 등(等) 제한법’ ‘공업재배치촉진법’ 등 수도권 규제를 철폐했다. 용적률(땅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대폭 완화해 도시 재개발을 장려하는 ‘도시재생특별조치법’도 시행했다. ‘미드타운’은 이 법에 따라 용적률을 2배 이상(320%?670%) 늘렸다.

물론 일본 정부가 ‘도시 재생’을 앞세워 공공 투자를 늘린 것은 아니다. 고이즈미 재임 중 공공 투자는 연간 12조엔(약 95조원)에서 7조엔(약 55조원)으로 오히려 줄였다. 하지만 규제를 풀자, 잠재해 있던 민간 투자가 밀려들었다. 2001년 출범한 부동산투자신탁(REIT·증권시장에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누적 투자 규모는 25조엔(약 198조원). 부동산 사모(私募) 펀드의 규모는 6조엔(약 47조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불어난 투자자금은 도쿄를 넘어 일본 전역의 지방 도시로 투자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정책의 선(善)순환’이란 이런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2년 수도권 규제에 이어, 2004년 노동 규제를 완화했다. 정책 변화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자극했다. 전국 실업률은 2002년 5.5%에서 4%로 하락했고, 도쿄 인구는 2000년 이후 65만명이 늘었다. 이것이 오피스 공급 물량을 소화해 내는 원천이다. 현재 도쿄 전체의 업무용 빌딩 공실률(空室率)은 2.8%. 자연 공실률로 여겨지는 3%보다 낮다. 서울의 공실률은 현재 3.12%.

지금 도쿄 도심의 관청가 가스미가세키에서 의미있는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특별조치법에 따라 1차 개발 대상으로 선정된 이른바 ‘R7 프로젝트’다. ‘R’은 ‘도시 재생(Renaissance)’과 ‘민관(民官) 교류(Relation)’를 뜻한다. 오는 9월 한국 ‘스타타워’보다 규모가 큰 빌딩 2동이 관청가에 문을 여는 것으로 프로젝트는 끝난다. 일본 정부는 1980년대 말부터 ‘수도기능 이전 사업(관청과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새 건물은 일본 정부가 수도 기능 이전을 사실상 중단했음을 상징한다.

1972년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당시 총리가 ‘일본열도 개조론’을 제창한 이래 불문율로 자리잡은 ‘국토의 균형발전’ 이념. 일본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1980~90년대 일본의 사회 자본은 도시보다 지방에 60~70% 더 많이 투자됐다. 이에 따라 지역간 경제적 격차 확대가 어느 정도 완화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퍼주기 분배 정책이 막대한 자원 낭비를 초래하면서 일본 사회의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약화시켰다는 반성론이 2000년대 이후 강하게 제기됐다. 도쿄 일극집중 정책은 이런 반성론에서 출발했다.

(도쿄=선우정특파원 su@chosun.com)
by UrbanArch | 2009/04/20 00:38 | Press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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